Prologue. 다시 펼쳐본 맥주 교과서

맥주를 좋아해서 가볍게 한 번 '찍먹' 했던 강의가 있었다. 바로 클래스101에 있는 비어바나 김정환 양조사님의 현직 맥주 양조사가 알려주는 맥주의 모든 것 '제대로 마시기부터 제조까지' 라는 강의다.

그때는 단순히 "맥주가 알고 싶다"는 호기심이었다면, 지금은 언젠가 브루펍 창업을 꿈꾸는 사람으로서 '진짜 공부'를 위해 다시 수강 버튼을 눌렀다. 오프라인에서 홈브루잉 실습을 하고 있는 지금, 이론을 다시 정립하기에 이보다 좋은 교과서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Curriculum. 맥덕을 위한 A to Z

 

 

강의는 총 6개의 챕터로, 재료부터 역사, 시음, 양조, 그리고 커리어까지 탄탄하게 구성되어 있다.

CHAPTER 1. 재료: 물(석고/염화칼슘), 맥아(색의 비밀), 홉(과일향), 효모(에일vs라거)
CHAPTER 2. 공정: 전체 프로세스, 양조 용어, 무알콜 맥주의 비밀
CHAPTER 3. 역사: 독일/체코(라거), 영국/아일랜드(에일), 벨기에(문화유산), 미국(크래프트)
CHAPTER 4. 시음: 따르는 법, 국가별 맥주 비교 시음 (Tasting)
CHAPTER 5. 홈브루잉: 부분 곡물법, 레시피 짜기
CHAPTER 6. 지식: 국산 맥주에 대한 오해, 용기별 차이(캔/병/생), 맥주잔, 자격증


Part 1. 기본기: 내가 알던 상식은 반은 맞고 반은 틀렸다

챕터 1, 2에서는 맥주의 4대 요소인 물, 맥아, 홉, 효모를 다룬다. 사실 맥주를 좀 마셔본 사람이라면 다 안다고 생각하는 부분이다. 나 역시 그랬다. 하지만 현직 양조사님의 설명을 들으니 내가 알던 상식 중에 잘못된 부분들이 꽤 많았다는 걸 깨달았다.

특히 '물' 파트가 인상적이었다. 미술 시간에나 쓰던 석고나 눈 녹이는 염화칼슘을 맥주에 넣는다니? 물의 성질(경수, 연수)을 조절해 맥주 맛을 디자인한다는 개념은 다시 들어도 흥미로웠다. 오프라인 수업을 들으며 어렴풋이 알던 양조 용어들도, 인강으로 반복 학습하니 이제야 머릿속 서랍에 차곡차곡 정리되는 기분이다. 역시 공부는 반복이다.


Part 2. 맥주 역사: 맛있는 세계사 수업

 

개인적으로 가장 재미있었던 건 CHAPTER 3. 나라별 맥주의 종류와 역사였다. 단순히 "독일 맥주는 맛있다"가 아니라, 각 나라의 지리적, 문화적 배경이 어떻게 지금의 맥주 스타일을 만들었는지 스토리텔링으로 풀어주니 몰입감이 엄청났다.

  • 독일 & 체코: '맥주 순수령'이 만든 라거의 근본과 깔끔함.
  • 영국 & 아일랜드: 에일의 종주국다운 묵직함과 전통.
  • 벨기에: 수도원 맥주부터 야생 효모까지, 다채롭고 예술적인 맥주 문화.
  • 미국: 금주법의 암흑기를 지나 폭발적인 크래프트 씬을 만들어낸 혁신.

강의를 듣다 보니 문득 궁금해졌다. 가깝지만 먼 나라, 일본의 크래프트 맥주 역사는 어떨까? (요즘 JLPT 공부 중이라 그런지 더 관심이 간다. 나중에 따로 공부해 봐야지.)


Part 3. 테이스팅: 아직은 갈 길이 먼 '절대미각'의 길

챕터 4에서는 강사님과 함께 맥주를 마시며 맛과 향을 찾아보는 훈련을 한다. 여기서 나의 한계를 조금 느꼈다. 강사님은 "여기서 자몽 향이 나고, 저기서 빵 맛이 납니다"라고 하시는데, 내 혀와 코는 아직 그 미세한 디테일을 완벽히 잡아내지 못했다.

아마 경험치 부족일 것이다. 씨서론(CBS) 자격증이 있지만, 이론과 실전 감각은 또 다른 영역이니까. "아는 만큼 보인다"가 아니라 "마셔본 만큼 느낀다"는 말이 맞는 것 같다. 더 부지런히 마시고 기록해야겠다.


Part 4. 오해와 진실, 그리고 새로운 목표

 

마지막 챕터에서는 "국산 맥주는 맛이 없다?"는 편견을 깨주셨다. 대기업 라거(카스, 테라 등)가 맛없는 게 아니라, 애초에 '가볍고 청량하게' 설계된 맥주라는 것. 그리고 그 일정한 퀄리티를 유지하는 게 얼마나 대단한 기술인지 알게 되었다. 역시 양조의 세계에서 함부로 폄하할 맥주는 없다.

그리고 강의 말미에 다양한 맥주 자격증 소개가 나왔다. 나는 이미 공인 비어서버(Certified Beer Server) 자격증을 가지고 있지만, 강의를 듣고 나니 욕심이 생긴다. 2단계인 'Certified Cicerone' 레벨까지 도전해볼까? 브루펍 사장이 되려면 양조 실력만큼이나 감별 능력도 중요할 테니까.


Epilogue. 맥주, 평생의 취미이자 업이 될 친구

 

 

이번 클래스101 강의는 나에게 '중급자로 가는 가이드북' 같았다. 홈브루잉 실습(오프라인)과 이론 강의(온라인)를 병행하니 시너지가 확실히 난다. 맥주 양조사마다 스타일이 조금씩 다르다는 것도 흥미로운 포인트였다. 한맥원 원장님과 김정환 양조사님의 디테일한 차이를 비교해 보는 재미도 쏠쏠했다.

혹시 맥주를 좋아하는데 "그냥 마시는 거 말고 좀 알고 마시고 싶다" 하는 분들이 있다면 입문용으로 강력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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