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에 땀 흘려 끓였던 내 첫 맥주. 1주일간의 발효를 마치고 드디어 **'병입(Bottling)'**을 하는 날이 왔다. 과연 효모들이 일을 잘했을까? 기대 반 걱정 반으로 2주차 수업을 시작했다.

 


Part 1. 실전: 병입(Bottling), 인내와 스피드의 싸움

2주차 실습의 핵심은 발효된 맥주를 병에 나누어 담고, 탄산을 만드는 작업이다.

1. 운명의 F.G (최종 비중) 체크

발효가 끝난 맥주의 비중을 쟀다. 다행히 목표치 근처까지 잘 떨어졌다. 알코올 도수도 얼추 예상대로 나온 듯하다.

 

2. 무한 소독의 굴레

홈브루잉의 8할은 청소와 소독이라더니... 1리터짜리 맥주병 16개와 병뚜껑을 모조리 스타산(Star San) 희석액으로 소독했다. 병 안에 남은 소독약까지 탈탈 털어내야 준비 끝.

 

3. 설탕 투입 & 병입

 

이제 **'탄산화(Carbonation)'**를 위해 병마다 설탕을 약 7.5g씩 넣었다. 죽지 않고 살아남은 효모들이 이 설탕을 먹고 2차 발효를 일으켜 탄산을 만들어낼 것이다. 원장님 왈, **"거품이 많이 생기지 않게 천천히 따르는 게 결국 가장 빨리 담는 법"**이라고. 급하게 하다가 거품 넘치면 오히려 기다렸다가 다시 담아야해서 시간이 더 오래 걸린다 하셨다. 

 

4. 라벨링 & 운명의 뽑기

내압용 플라스틱 병에 맥주를 채우고 뚜껑으로 밀봉한 뒤, 라벨을 출력해 붙였다.

  • 기록 내용: O.G(초기 비중), F.G(최종 비중), 알코올 도수, 맥주 스타일 등.

여기서 재미있는 사실 하나. 총 15병이 나왔는데, **"중간 번호 맥주가 제일 상태가 좋다"**고 하셨다. 

  • 이유: 발효가 끝나고 가라앉은 효모 중에는 죽은 효모(Dead Cell)와 산 효모가 섞여 있는데, 병입 초반과 후반에는 죽은 효모가 섞여 들어갈 확률이 높다고 한다. 반면 중간에 병입된 맥주에는 건강한 효모가 적절히 섞여 있어 탄산화가 가장 잘 된다는 것!
  • 결론: 우리는 4명이서 1번부터 순서대로 돌아가며 가져가기로 했다. 제발 4병 다 탄산화가 잘 되었으면... (탄산 없는 맥주는 상상하기도 싫다. 😂)

Part 2. 이론: 효모와 홉, 맥주의 영혼들

실습 후 이어진 이론 수업. 이번 주는 맥주의 맛을 결정하는 핵심, 효모에 대해 깊이 파고들었다.

1. 효모 (Yeast): 작지만 위대한 일꾼

 

효모는 맥주뿐만 아니라 빵, 와인, 제약 등 다양한 곳에 쓰인다. 맥주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사건 중 하나가 1879년 칼스버그(Carlsberg) 연구소가 효모를 순수 분리해낸 일이다. 덕분에 깔끔한 라거 맥주의 전성시대가 열렸다고.

  • 건조 효모 vs 액상 효모
    • 건조 효모: 저렴하고 보관이 쉽다. 유통기한도 길어서 홈브루잉에 딱이다.
    • 액상 효모: 비싸고(2~3배) 보관이 까다롭지만, 디테일한 풍미를 살릴 수 있다.
  • 사용 팁:
    • 유통기한 필히 확인!
    • O.G가 1.070 이상인 고도수 맥주라면 효모를 2봉지 넣는 걸 고려해야 한다.
    • 발효 온도가 생명이다. (보통 30도 이하 투입)

2. 드라이 호핑 (Dry Hopping): 향기의 마법

 

요즘 유행하는 IPA 맛집의 비결은 바로 **'드라이 호핑'**이다. 끓일 때 넣는 게 아니라, 발효 중이나 숙성 단계에 홉을 추가로 넣어 향을 폭발시키는 기술이다.

  • 주의점: 홉을 넣으려고 뚜껑을 여는 순간 산소가 들어가 맥주가 산화될 위험이 있다. (맛 변질의 주범!)

3. 콜드 크래시 (Cold Crash): 맑은 맥주를 위해

발효가 끝나면 온도를 0도 가까이 확 낮춰버리는 기술이다. 추위에 약한 효모, 단백질, 홉 찌꺼기가 바닥으로 가라앉으면서 맥주가 아주 맑고 깨끗해진다. 라거 맥주 만들 때 필수!

4. 탄산화와 병입 보관

  • 용기: 탄산 압력을 견딜 수 있는 내압 용기여야 한다.
  • 빛 차단: 홉 성분이 자외선을 만나면 '스컹크 방귀' 냄새가 난다. 그래서 맥주병이 갈색인 거다.
  • 보관: 설탕을 넣고 뚜껑을 닫았다면? 절대 바로 냉장고에 넣지 말 것! 효모가 설탕을 먹고 탄산을 만들 수 있도록 상온(발효 온도)에 둬야 한다.

2주차에는 포터(Porter)를 만들었다.

 

색깔은 검정색인데 실제로 맥아에서는 10%정도만 검정색을 띄는 맥아를 투입했다. 1주차에 배웠다시피 어두운 색을 내는 몰트를 만드려면 건조과정에서 열을 많이 주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전분을 분해하는 효소가 죽어버리기 때문에 5.5키로 전체를 이 검은 몰트를 쓰게 되면 효소가 없어 효모가 먹을 단당류를 만들 수 없다. 그래서 기본 몰트 외에도 다른 몰트를 추가했다. 쌀이었나? 잘 기억이 안나네... 3주차에 물어봐야겠다. 

 

이번주도 성공적으로 양조가 되었다. 이번에는 명절이 끼어있어 1차 발효가 2주정도 되기 때문에 잔당감이 없는 깔끔한 포터가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오늘도 다양한 맥주를 시음할 수 있었다. 

무려 모수에 들어가는 라거, 카스보다 쌉쌀했다. 왠지 이거보다 조금 덜 쓰고 덜 호피하면 한국사람들이 좋아할까? 그런게 이미 산프몰 같은건가
일본 밀맥주, 너무 맛있었다. 효모의 에스테르 바나나 맛 충분히 느꼈다. 사워에일 먹고 먹어서 그런가 더 맛있었다.
쉽지 않았다. 지난 주에 마신 PETRUS보다 10배정도 신 맛이 강했다. 수도사 그림 있으면 무조건 맛있다 생각했지만 얘는 예외였다. 아직 내가 내공이 짧나보다.

 

많이 쓰지 않고 여러잔 마시기 좋은 IPA였다.
바이엔 슈테판도 라거가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맛은 특별하지 않아서 기억이 잘 안난다.
맛있었다. 우리가 만들 포터도 이정도만 되도 정말 좋을 것 같다. 기억이 잘 안나네. 다음부터는 잘 적어놔야겠다.


내 맥주가 집으로 왔다

이번 주는 결과물을 직접 집에 가져올 수 있어서 더 뿌듯했다. 라벨까지 붙여 놓으니 제법 그럴듯 하다. 

 

1주일밖에 안 지나서 그런지, 아직도 헷갈리는 게 많다. 전체적인 양조 과정은 기억이 나는데 디테일이 아직 익숙하지 않아서 어리둥절 했던 순간들이 꽤 있다. 원장님 말로는 4주차정도 되면 이제 막 익숙해진다고 하셨다. 3월에 꼭 중급반을 들어서 몸에 완전히 익힐 수 있었으면 좋겠다. 

 

현재 내 방 한구석에서 4병의 맥주가 열심히 탄산을 만드는 중이다. 탄산화가 잘 돼서 이번 명절에 가족들과 "이거 내가 만든 맥주야!" 하고 자랑하며 한 잔 나눌 수 있었으면 좋겠다.

 

집에서 그나마 가장 괜찮은 곳

 

 

다음 주는 명절이라 쉬어가고 그 다음주에 3주차가 이어진다. 이번에는 뭐 만드려나...밀맥주면 좋겠는데!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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